 뮤지컬 <라이온 킹>의 진정한 주인공, 디자인 <라이온 킹>의 첫 장면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150년의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오프닝 장면중 하나로 선정될 가치가 있다. 아프리카의 광활한 자연과 동물들이 평온한 아프리카의 초원에서 훗날 왕이 될 어린 사자 심바의 탄생을 축하하는 축제 분위기의 막이 열린다. 이 장면에서 눈을 뗄 수 없는 것은 바로 동물의 표현 방식이다. 기린을 연기하는 배우의 두 팔과 두 다리에 죽마를 연결하여 길이를 표현하고 기린의 목과 머리는 긴 모자처럼 머리에 써서 표현한뒤 묘기를 부리듯 우아하게 걷는 모습은 인간의 관절과 동물 관절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해 예술적으로 양자를 결합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네 사람이 각각하나의 다리를 연기해 크기에 대한 현실감을 부여한 코끼리, 수레바퀴를 이동시켜 회전하며 앞으로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가젤이나 배우가 연처럼 공중에서 돌리는 독수리 장대 등은 동물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데 다양한 예술적 표현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 창작진이 적지 않은 고민을 했음을 보여준다.
이렇듯 <라이온 킹>에서 동물 캐릭터를 표현하는 핵심은 얼굴을 드러낸 배우들이 직접 조종하면서 표현하는 동화적인 디자인이다. 이는 일찍이 연출가 줄리 테이머가 일본에서 오자와 세이지가 지휘한 스트라빈스키의 오페라 <오이디푸스 렉스>(1992)의 연출을 맡았을 때 이미 시험해 호평을 받은 적이 있는방식이다. 그전까지 줄리 테이머가 만든 가면은 배우의 얼굴을 가리는 고전적인 형식이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가수이자 프리 마돈나인 제시 노먼의 얼굴을 이전과 같은 방식의 가면으로 가리는 게 아깝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성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불가능했다. 하지만 가면을 포기하지 않은 줄리 테이머는 배우의 얼굴도 드러내고 가면도 제 역할을 하면서 배우들의 목소리와 표정에 가면이 오버랩되는 것을 원했다. 그 결과 가면을 얼굴에 쓰지 않고 로마군 투구처럼 얹는 방식으로 결정되었고 이는 4년 후 <라이온 킹>에 더욱 발전된 형태로 도입되었다. 따라서 관객들은 무파사, 스카, 심바, 날라 등의 사자 형상의 가면과 실제 배우의 얼굴을 동시에 보면서 동물과 배우로서의 인간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고정되어 있는 동물의 표정에 드라마틱한 감정을 불어넣는 것도 배우의 표정 변화로 얼마든지 가능해진다.
 배우와 인형이 합체된 캐릭터 배우의 두 다리를 앞다리로 사용한 얼룩말과 뒷다리로 사용한 치타에서는 얼굴까지 덮는 검은 옷을 입은 세 명의 인형사가 두 팔, 두 다리(혹은 네 다리) 인형을 조종함으로써 배우의 존재를 감추는 일본의 인형극 *분라쿠의 조종기법을 도입했다. 이 경우에도 얼굴은 드러냈다. 이렇게 배우와 인형이 동시에 하나의 캐릭터로 드러나는 방식은 얼굴 위에 가면을 쓴 사자의 표현 방식과 내적으로 동일한 콘셉트로 볼 수 있다. 또한 선악과 진화의 정도에 따라 인형의 외적인 표현 방식도 구분했다. 가령 사자 전체와 그들의 친구 티몬, 코뿔새 자주는 두 발로 걷게 해 직립인간처럼 우월한 권위를 부여한 반면, 하이에나 등 악역은 진화가 덜 된 네 발 달린 동물로 표현하고 있다. 심바의 친구 중 지능이 떨어지는 멧돼지 품바도 자세히 보면 뒷다리가 붙어 있다. 디즈니식의 권선징악의 주제를 시각적으로 단순화 하는 문제에 대한 디자인적인 화답인 셈이다. 품바, 티몬, 자주, 하이에나의 경우는 여타의 동물이나 사자 캐릭터와는 달리 배우가 매우 짙은 분장을 하고 있다. 이는 그들이 극중에서 희극적인 캐릭터라는 것을 암시하는 장치다. 첫장면에서 정글의 정신적인 지주이자 주술사로서 심바를 왕의 길로 인도하는 개코원숭이 라피키는 신비한 능력을 가진 존재임을 상징하기 위해 원숭이 인형을 부착하지 않은 채 배우의 얼굴 분장으로만 캐릭터를 표현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이렇듯 <라이온 킹>에는 총 230여 개의 실물 크기 인형과 그림자 인형 등이 출연한다. 가면은 종이나 점토로 만든 성형 위에 실리콘을 분사한 뒤 고무막이 형성되면 그것을 벗겨내고 마지막에 탄산 흑연을 사용해 제작한다. 만약 나무를 가면 재료로 사용한다면 배우의 연기에 지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무겁기 때문에 탄산 흑연을 재료로 선택한 것은 탁월했다.
뮤지컬 <라이온 킹> 지난 10월 28일부터 뮤지컬 <라이온 킹>이 샤롯데 극장에서 종영일을 정하지 않는, 이른바 오픈 런(open run) 방식으로 국내 초연을 시작했다. 1996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어 대단한 찬사를 받은 <라이온 킹>은 1998년 토니상(미국 브로드웨이의 연극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안무, 장치, 조명, 의상 등 주요 미술 부문을 휩쓸었으며, 연출가 줄리 테이머는 최우수 연출상을 수상했다. 신랄한 비평으로 유명한 <뉴욕 타임스>조차 “배우가 연기 하는 동물들의 놀랍고 이상적인 모습은 신의 손길마저 느껴진다”라고 극찬했을 만큼 인형과 배우, 무대와 동물 캐릭터의 완벽한 결합을 이루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전 세계에서 장기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1 아프리카 사바나의 아침을 표현한 첫 장면. 커다란 태양이떠오르면 키 큰 기린 두 마리가 태양 앞을 지나고 이어 치타와가젤 영양들이 하나 둘 등장한다. 무대 디자인의 극치를 보여주는 장면 중 하나. 2 스카와 무파사가 대결하는 장면. 3 스카의 삐딱한 성격을 표현하는 의상 디자인 스케치. 4 위풍당당하게 표현된 무파사의 의상 스케치. 5 차분하고 집단적인 느낌을 주는 암사자 의상. 6 라피키는 얼굴 분장만으로 캐릭터를 표현했으며, 의상을 통해 개코원숭이의 특징과 체형을 명확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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