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
 
로그인   회원가입   마이페이지   쇼핑
design
HOME > IN MAGAZINE > REPORT
소주에도 문화가 있다
리테일 디자인_참이슬 본가
지금까지 브랜드 이미지가 주로 시각적인 면, 즉 광고에 의해 형성되었다면 리테일은 브랜드 이미지를 구체화하는 공간이다. 오늘날 매장은 단순히 물건만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소비자와 만나는 경험까지 디자인하는 곳으로 진화했다. 그리하여 쇼핑이라는 행위 자체를 즐기는 신인류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브랜드는 소비자와 만나는 최접점인 매장에서의 경험을 특별하게 디자인한다. 리테일 디자인은 ‘브랜드 경험’이라는 간단치 않은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최선의 전략이 되었기 때문이다.

1
참이슬 본가의 입구 대나무로 장식한 건물이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2 1층 바의 모습 진로의 다양한 제품과 대나무를 응용한 음식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지금까지 맥주 업계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프랜차이즈를 운영해온 사례가 있는 반면 소주 업계는 상대적으로 매장을 통해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바꾸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그러나 요즘 몇 년 사이 상황이 달라졌다. 소주 시장에서도 후발 주자들이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진로는 더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화로구이 브랜드인 ‘신씨화로’와 손잡고 ‘참이슬 본가’를 오픈했다. 이곳에서는 진로의 공식 지정 프랜차이즈답게 진로의 다양한 제품군을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다.

1층에 있는 바에는 요리사와 방문객 사이를 얼음으로 채운 공간이 있다. 그곳에는 참이슬은 물론 맥주나 매화수와 같은 진로의 다른 술도 전시되어 있다. 옛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한자로 된 ‘진로(眞露)’ 로고를 아직 간직하고 있는 술병도 있다. 그런가 하면 오크 통에 숙성한 30도짜리 ‘한정판 프리미엄 진로’ 같은 것도 갖추고 있다. 일반 소매점이나 다른 주점에서는 보기 힘든 제품도 이곳에서는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진로의 참이슬은 대나무 숯으로 걸렀다는 것을 강조해왔는데, 참이슬 본가의 인테리어 콘셉트는 이로부터 힌트를 얻었다. 이 공간은 대나무가 주는 청량감을 오감으로 전달하고 있다. 먼저 시각적으로는 건물의 내부와 외부 장식을 들 수 있다. 참이슬 본가는 벽면 전체에 대나무를 응용하여, 대나무 숲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근대 배경의 사극에 등장하는 술집에 온 것 같기도 한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미각적으로도 대나무 숯 초벌구이 삼겹살, 죽순 대나무잎 주먹밥 등 대나무를 응용한 요리를 다양하게 개발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젓가락과 밥그릇은 물론 소주잔까지도 대나무를 잘라서 만들었다. 손끝에 와 닿는 촉각 하나하나까지 ‘참이슬=대나무’라는 느낌을 강조하는 것이다.

또한 ‘세대 공감’이라는 참이슬의 또 다른 콘셉트를 살리려고 다양한 연령층과 성별의 소비자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창조하고자 했다. 일반적으로 소주라고 하면 주로 남성이 회식 자리에서 ‘함께 모여’ 마시는 술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이곳은 20~30대 여성이 선호하는 재즈를 배경 음악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1층은 바와 같은 느낌으로 혼자 바에 앉아 와인을 주문하듯 소주 한 잔을 주문할 수 있다. 이제 소주는 회식 자리에서 몸을 가누지 못할 때까지 마시던 술이 아니라 퇴근길에 분위기를 즐기며 혼자서도 편안하게 한 잔 할 수 있는 술로도 포지셔닝할 수 있을 것이다. 2층의 경우 다다미 형태로 나이 든 사람에게 더 친숙하게 느껴지는 공간이다. 2층의 테이블 자체는 길지만 공간을 유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발을 내려서 각자 공간을 설정할 수 있다. 현재는 청진본점, 청담점, 홍대점 밖에 없지만 더 많은 지역에 체인점을 개설하면 각 매장을 활용해 제품 판매량을 집계하고 분석해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구상할 수 있고, 신제품이 나오면 방문자를 대상으로 시장 조사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디자인하우스 (2007년 9월호) ⓒ Design.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프린트   스크랩  
시리즈 기사

 
디자인하우스